세상은 넓고 무브먼트는 많습니다.
막상 시계에 처음 입문하면 개털 처럼 많은 무브먼트에 큰 맨붕과 혼동을 느끼곤 하죠
또한 이에 빠지게 되면 하나씩 사모으느라 엄청난 돈을 불태우기 마련입니다.
이미 그러한 삽질을 경험한 사람으로 그런 삽질을 줄여드리기 위해서 이 글을 올립니다
하지만 앞으로 다루어질 workhorse(라고 부르고 노예라고 읽는) 무브먼트만 알아도 전세계 시계의 95%정도는 이해한다고 보면 됩니다. 조금 뻥을 보태면 99%까지도...
이 글의 목표는 대부분의 시계에 쓰이는 무브먼트를 망라하여 전체적인 시계에 대해 이해도를 높이기 위함입니다.
workhorse 무브먼트 정의는 조금 어렵지만 어느 환경에서도 충실하기 기능을 수행하고 지나치게 비싸지 않는(?) 무브정도로 보면 될 듯합니다.
지금까지는 무브 하나 하나 씩 리뷰 했지만 이번에는 한방에 비교해보려고 합니다.
에타 2824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http://perpetual.tistory.com/30
벨쥬 7750 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면
http://perpetual.tistory.com/33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다루어 질 무브먼트
2. 테크니컬 스펙 비교
3. 스펙 해석 시간
4. 실사용 소감
시작하기 앞서,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기계식 시계의 구조는 거기서 거기입니다.
(스프링 드라이브 등 예외도 있습니다.)
수 없이 많은 시계 회사들이 자신들의 무브는 특별하고 대단한 것이 있는 것 처럼 광고하지만 기본구조는 모든 시계가 동일합니다. 그래서 더더욱이 감성 팔이에 치중하는 것이구요.
아래 소개되는 무브먼트들은 충분히 좋은 무브먼트입니다. 아니, 오히려 더 좋은 무브일 수 있습니다.
감성팔이에 넘어가지 말고 비교해보면서 구매하는 스마트한 소비자가 되자는 취지에서 이 글을 올립니다.
(이래놓고 나도 감성팔이 엄청 잘 넘어감)
아래 링크는 기계식 시계 구조에 대한 영상입니다. 대부분의 기계식 시계가 이 구조에서 벗어나진 않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2hi_gv7FJk
1. 다루어 질 무브먼트
기호 1번:
노예 중에 상노예. 진짜 여기 저기서 싼 값에 열일함
에타 (ETA) 2824
기호 2번:
노예 치고 그나마 고급진 노예
에타 (ETA) 2892
기호 3번:
상노예가 강해져서 돌아왔다.
파워매틱 (Powermatic) 80 (ETA C07.111)
기호 4번:
크로노 그래프 계의 노예중에 상노예. 크로노 내에서는 2824 보다도 더 혹사 당하는 거 같다.
벨쥬 (Valjoux) 7750
기호 5번:
주머니에 계시다가 손목에 올라오신 분
유니타스 (UNITAS) 6497 -수동
기호 6번:
진정한 날씬함을 보여주마
푸조 (Peseux) 7001 -수동
기호 7번:
너... 너도 노예라고 할 수 있는거냐???
ROLEX Calibre 3135
기호 8번:
롤렉스 외로울까봐....
Seiko 9s65
기호 9번:
롤렉스? 노! 어미가!
ㅠ
ㅠ
ㅠ
ㅠ
ㅠ
ㅠ
ㅠ
ㅠ
ㅠㅠ
ㅠ
이 년이 ㅠㅠㅠㅠㅠ
그래서 로렉스 차고 다님
OMEGA 8500
2. 테크니컬 스팩 비교
무브 종류 |
지름(mm) |
두께 (mm) |
밸런스 휠 크기 (mm) |
밸런스 픽스 형태 |
보석수 |
파워리저브 (시간) |
배럴 수 |
진동수 (bph) |
에타 2824 |
25.6 |
4.6 |
11 |
Cock |
25 |
38 |
1 |
28800 |
에타 2892 |
25.6 |
3.6 |
9 |
Cock |
21 |
42 |
1 |
28800 |
파워매틱 80 |
25.6 |
4.6 |
11 |
Cock |
23 |
80 |
1 |
21600 |
벨쥬 7750 |
30 |
7.9 |
10 |
Cock |
25 |
44 |
1 |
28800 |
유니타스 6497 |
36.6 |
4.5 |
하여간 큼 |
Cock |
17 |
46 |
1 |
18000~21600 |
푸조 7001 |
23.3 |
2.5 |
하여간 작음 |
Cock |
17 |
44 |
1 |
21600 |
롤렉스 3135 |
28.5 |
6 |
10 |
bridge |
31 |
48 |
1 |
28800 |
세이코 9s65 |
28.4 |
6 |
9 |
Cock |
35 |
72 |
1 |
28800 |
오메가 8500 |
29 |
5.5 |
10.5 |
bridge |
39 |
60 |
2 |
25200 |
3. 스펙 해석 시간
사이즈 관련 스펙 --> 지름과 두께
요즘 시계가 빅사이즈 대세다 보니(약간 시들하지만) 지름은 커야, 시스루백이 이질감이 없어서 좋습니다만 사실 지름은 안 중요합니다 !!
소리질러 방간!!
.
.
.
.
크고 아름답다
사이즈에서 중요한 건 오직 두께 입니다.
과거에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얇은 두께는 그 회사의 기술력의 상징입니다.
두께 측면에서는 2개가 눈에 뜁니다. 2892, 7001
특히 7001은 엄청나게 얇은 무브로 요즘에 자사 슬림 무브라고 광고하는 무브들도 7001보다 두꺼운 경우를 많이 봤네요
7001는 가난한 이에게 기계식 슬림 시계를 찰 수 있게 해주는 혜자한 무브먼트입니다.
7001이 탑재 되면 시계가 7~9mm 정도 됩니다. 이 정도면 거의 쿼츠급 슬림!!!
듣보잡 브랜드에서 이런 두께를 실현할 수 있는 7001의 혜자함.
의외인 점은 오메가 8500 무브가 생각보다 얇다는 점이다. 근데 시계는 왜 이리 두껍지??????
공통적으로 비싼 시계가 더 두꺼운데... 뭔가 이상하다.
두꺼운 시계가 부품간에 여유가 있어 충격에 강하다는 얘기가 있긴한데 명확하게 증명된건 아니라. 안정성을 위해 두껍게 했다고 생각하자
7750을 제외하면 나쁘지 않은 착용감의 시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정확도관련 스펙 --> 밸런스 휠 크기, 진동수,
간단하다 밸런스 휠이 크고, 진동수가 많을 수록 정확한 시간을 만들기 유리합니다.
왜냐면 밸런스 휠이 클수록 진동이 안정되고, 진동수가 많을 수록 시간을 잘게 쪼개기 때문이다.
ETA2824가 의외로 큰 밸런스 휠과 높은 진동, 즉 하이비트 시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확도 측면은 이것들도 중요하지만, 어떤 밸런스 휠, 헤어 스프링을 쓰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헤어 스프링 스프링은 육안 확인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밸런스 휠을 확인해보면 알 수 있죠.
아래의 밸런스 휠이면 내 시계가 잘 맞겠구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탑급 이상에 쓰이는 글라시듀르 밸런스 휠
프리스프렁 밸런스 휠(나사 같은 걸로 미세 조정 가능) ->파워매틱 80, 롤렉스 3135에 쓰임
참고로 브레게 오버코일 헤어 스프링까지 쓰여져 꽤나 좋은 시계로 보인다. 아마 글라슈테?
안정성관련 스펙 --> 밸런스 픽스 형태, 파워리저브
밸런스 픽스는 두 가지가 있다. 한쪽에서 고정하는 콕 방식과 양쪽에서 지지하는 브릿지 방식
일대일 대응에는 무리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브릿지 방식이 양쪽에서 지지하므로 외부 충격등에 강인한 것으로 알려있다. 이러한 측면에서는 3135, 8500가 강인한 무브라고 생각될 수 있겠다. 탱크 무브로 유명한 3135에는 부가적으로 내 충격을 위해 파라크롬, 파라플랙스 등이 적용되어 충격에 더욱 강해졌다.
물론 에타 무브도 잉카블록, 에타쇽과 같은 내충격이 적용되어 있지만 3135에 비해는 약해보인다(가격이 가격인지라;;;;)
낮은 진동수, 더 많은 배럴 수는 높은 파워리저브를 보장한다. 시계가 여러 개 있거나 자주 안 차는 사람들은 파워리저브가 많은게 최고겠다만 매일 찬다면 사실 별 상관은 없다.
눈에 띄는 시계는 파워매틱 80인데 낮은 진동수와 신소재 사용으로 마찰을 줄였으며, 또한 배럴 아버(barrel arbor)의 코어 크기를 줄여 싱글 배럴로 80시간 파워리저브를 만들어냈다. 또한 프리스프렁 밸런스에 큰 휠까지 여러모로 탐나는 특징을 많이 갖춘 시계인 것 같다. 하지만 2824와 같은 애라는 소릴 들으면 확 격이 떨어지지만 이걸 보면 2824가 얼마나 위대한 무브인지 알 듯하다. 2892를 파워 매틱으로 만들어도 되는데 굳이 2824를 만들었다는 건 의미가 있지 않을까?
기타 스펙 --> 보석수
종종 잘못된 상식으로 많은 보석수 = 고오급 시계 으로 알려져 있다.
결론만 말하자면 전혀 상관이 없고, 많은 보석수 = 마찰이 많은 부위 라고 생각하는게 맞다.
보석이라고 불리는 인조루비는 마찰이 많은 곳에 마모를 막아주기 위해 들어가는 아이이다 !!!!
보너스
3135 vs 9s65
|
rolex 3135 |
Seiko 9s65 |
승부 |
로터 방식 |
마찰 많은 슬리브 베어링 |
비교적 마찰 적은 볼 베어링 |
세이코 승 |
파워 리저브 |
48 시간 |
72 시간 |
세이코 승 |
오차 |
+- 2초(과거는 -4~+6초) |
-3 ~ +5초 |
롤렉스 승 |
안정성 |
프리 스프렁, 브릿지 밸런스 픽스 |
콕 방식 |
롤렉스 승 |
얼추 비슷해보이나 눈에 보이는 스펙은 세이코가 좀더 우수해보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롤렉스를 사겠죠 ㅠㅠㅠ
그래도 세이코이기 때문 ㅜㅜㅜ
그리고 롤렉스 에는 신형무브인 3235가 있다.
이 아이는 9s65를 발라버리는 스펙을 가지고 있다.
볼 베어링, 70시간 파워리저브, 등등
허나 아무런 데코도 들어가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느낌
허나 롤렉스 마크 한방으로 뭔가 데코가 잘 되어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한다 (혼란하다 혼란해)
롤렉스 3235 무브먼트 (출처 http://watchesbysjx.com)
4. 실사용 소감
무브 종류 |
한 줄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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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타 2824 |
기계식 입문을 위한 다면 최상의 선택. 저렴한 가격, 적당한 두께, 쉬운 유지보수, 무브 안정섬. 리테일가 100만원 이하면 거의 이 무브다. 오차가 마음에 걸린다면 탑급 이상을 가길 추천한다. 하지만 충격에 그리 쎈거 같진 않다. 막 차진 말자. 수리비 깨진다. |
|||||||
에타 2892 |
일체형 자동 무브답게 얇고 뒷모습 마저 깔끔하다. 허나 감기 효율이 떨어진다고 한다. 사면 열심히 차고 다녀야한다. 사실 나는 크게 체감될 정도는 아니었다. 돈을 갈아넣어서 잘 수정된 애를 사면 더욱 괜찮음(예시, 오메가 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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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매틱 80 |
적은 진동수로 초침이 흐르는 게 덜 부드럽다면 어쩔 수 없지만(내 생각에 충분하다만), 내 생각엔 가성비 왕. 2824의 장점에서 파워리저브와 정확도가 추가되었다. 사실 초침이 부드럽게 흐르는걸 보고 싶다면, 스프링드라이브나 부로바 프레시전니스트를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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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쥬 7750 |
이 무브가 쓰인 시계 두께는 15mm에 육박한다. 크고 아름다운 걸 바란다면 강추. 하지만 데일리로 쓰기는 조금 무거운 감이 있다. 7750에 메탈 브레이슬릿까지 끼면 헬스장이 필요없다. 거짓말이 아니다. 진짜다. (보통 7750에 스댕 블슬 까지 더해지면 200g을 왔다 갔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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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타스 6497 |
시원한 무브, 다소 커서 착용감은 불편하지만 무브먼트 관상용으로는 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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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7001 |
착용감 좋은 얇은 시계를 원하는가?? 그럼 당장 구매하라. 슬림 쿼츠 시계급의 두께를 느낄 수 있다. 팔렛 포크도 뒤에서 잘 보여서 작지만 관상용으로 괜찮다. 즉, 다이나믹 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잘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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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 3135 |
두껍지만 튼튼함의 아이콘 써본 시계 중에 제일 안정적이고 꾸준한 오차률을 보여주는 무브. 하지만 구매후 지갑은 불안정해질 수 있다. 시계 수리하시 분들이 제일 좋아하는 무브 중 하나라고 한다. 개떡같이 고쳐도 찰떡같이 간다고 하나 뭐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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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코 9s65 |
드레스 워치에 많이 쓰이지만 그러기엔 다소 두꺼운 무브.(실제로 이걸로 많이 욕을 먹는다) 전체적으로 괜찮아 보이지만 그세를 산다면 쿼츠나 스프링드라이브가 더 땡긴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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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 8500 |
실리콘 휠과 헤어스프링 적용으로 스펙 상으론 갈 수록 무적이 되어 가지만, 시계 두께는 이미 무적이었다. 나름 합리적인 가격에 개성있는 피니싱은 덤이다. 오랜된 무브는 아니라 아직 좀 검증이 필요해보인다. |
5. 결론
당연히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만
누군가가 기계식 시계를 추천을 원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자동이면 파워매틱 80, 수동이면 7001을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크로노면 7750을, 사실 크로노에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
가격대비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제일 큰 지점이라고 생각됩니다.
가격이 더 낮으면 정확도 및 내구성도 안 좋고, 오버홀시 비용이 넘나 아까울 것이고,
또한 돈을 더 들여서, 롤렉스 3135, 오메가 8500가 들어간 시계를 사기에는 가격도 만만치 않고, 구조적으로는 2824나 3135나 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요즘에 중소 업체에서 자사 무브를 많이들 만들어내긴 하는데, 신뢰성 및 유지 보수성에는 다소 의문이 들긴하네요
파워 매틱80, 푸조 7001은 가격, 정확도, 내구성, 두께, 유지 보수성, 신뢰성 모든 면을 갖추고 있는 팔방미인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유니크함이 없다는 건 큰 단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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